연도(煉禱)는 연옥 영혼을 위한 기도이며, 오늘날에는 위령기도라고 합니다. 즉, 죽은 영혼의 구원을 위해 신자들이 부르는 상장례 노래를 의미합니다. 이는 200여 년간 이 땅에 뿌리를 내리면서 한국의 전통음악과 문화를 흡수하여 연도만의 독특한 선율 구조를 만들어 냈습니다. 그레고리오 성가, 메나리토리, 상여소리, 독서성 등의 영향을 받아 연도만의 가락과 리듬을 지녔지만, 민속악처럼 자신의 감정을 온전하게 드러내기보다는, 파스카의 신비와 통공에 대한 믿음으로 정악의 특징을 닮았습니다.
상(喪)을 당한 집에서는 사제나 독창자가 주관하지 않고 공동이 주관하는 기도 형태로서 모두가 참례한다는 참여의식을 고조시킨 풍토가 현재까지도 이어집니다.
그래서 연도에는 박해와 천대를 이겨낸 민족성이 스며들어 있고, 부모와 조상을 배려하는 효(孝) 사상이 배어있습니다.
또한 어려움을 함께 나누는 공동체 사상이 녹아있고, 자신의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영적 활력 등이 내재해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삼위일체 하느님에 대한 신앙을 토대로 생(生)과 사(死)를 바라보는 교회의 정신이 살아있는 문화유산입니다.
이 땅의 가톨릭 신앙인들이 한국의 민중 정서와 서민 문화를 토대로 자연스럽게 토착화를 이룬 것이 연도입니다. 그래서 이는 유대 그리스도교 종교 전통이 동아시아에 전해진 이후 구체적으로 조선의 전통 음악성을 가지고 토착화된 대표적인 한국 가톨릭 성가입니다. 이는 세계 가톨릭 종교사에서도 매우 주목되는 진행형 문화자산일 뿐만 아니라 우리 민족의 문화유산으로도 새롭게 조명할 충분한 가치를 지닙니다.